진짜 완독하는데 오래걸렸다. 드디어 리뷰를 쓰네 ㅠ.ㅠ
책의 분량이 많기도 하지만, 요즘 집에 평온하게 앉아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아 출퇴근 시간에만 읽다보니.. 1달 정도 걸린듯 하다.
<사피엔스> 라는 책 자체는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 라서..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 대부분이 '언제간 꼭 읽어봐야지' 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런 물결에 동참하여(?) 처음 이 책을 손에 들었지.. 실은 과학 분야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물론 지금도 없다(!)
"관심 분야도 아니고 두껍기만 한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리뷰까지 쓰냐?" 라고 묻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제는 명확하다. 저자가 서문에 쓴 내용을 빌리자면,
나는 이 책이 독자 스스로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처럼 막대한 힘을 얻게 되었는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 되기를 소망한다.
유발 하라리 형님이 말씀하신 위 내용이 주제다. 우리 인간 종(=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역사와 미래에 대한 고찰.
책 중간중간 양념처럼 들어가는 무신론적인 의견들, (과학 분야의 책은 대부분 무신론적 성향을 갖고 있더라) 진화론을 기반으로 풀어가는 동/식물에 대한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들에 대한 내용도 재밌었지만..
'호모 사피엔스'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여, 지구를 지배한 호모 사피엔스에 영향을 받아 멸종해버린 네안데르탈인 외 인간종들, 다시는 볼 수 없게된 동식물들에 대한 내용을 "우리가 나빴다. 되돌릴 순 없겠지만 절대 잊지는 말자" 는 느낌으로 풀어냈다. 이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음
작가 유발 하라리가 언급한 내용 중 흥미로운 것들을 몇 가지 선정하여 아래 적어보았다.
(내가 독서할 때 버릇이 인문학적인 작가의 의견을 파악해내는데 중점을 두는 지라.. 디테일한 과학적 지식, 역사적 고증에 대한 내용은 비판없이 수용하였다. 어차피 팩트(fact)가 존재하기 때문에 작가를 믿고 간다.)
- 뒷담화는 악의적인 능력이지만, 많은 숫자가 모여 협동을 하려면 사실상 반드시 필요하다.
- 미국에서 유한회사를 일컫는 기술적 용어는 'corporation'인데, 이는 아이러니다. 그 어원인 'corpus'는 '몸'이라는 뜻인데 법인에 딱 하나 없는 것이 바로 몸이기 때문이다.
-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았다는 급진적 환경보호운동가의 말은 믿지 마라. 산업혁명 훨씬 이전부터 호모사피엔스는 모든 생물들을 아울러 가장 많은 동물과 식물을 멸종으로 몰아넣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있게 만드는 능력
-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이라는 우리의 관념은 생물학이 아니라 기독교 신학에서 온 것이다. '자연스러움'이란 말의 신학적 의미는 '자연을 창조한 신의 뜻에 맞는다'는 뜻이다.
- 인간이 만든 모든 질서는 내적 모순을 지닌다. 문화는 이런 모순을 중재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런 과정이 변화에 불을 지핀다.
- '평등'과 '개인의 자유' 두가지 가치는 서로 모순된다. 평등을 보장하는 방법은 형편이 더 나은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이외에 없다. 모든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면 필연적으로 평등에 금이 간다.
- 인지 부조화는 흔히 인간 정신의 실패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것은 핵심자산이다. 만일 사람들에게 모순되는 신념과 가치를 품을 능력이 없었다면, 인간의 문화 자체를 건설하고 유지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 돈은 물질적 실체가 아니라 심리적 구조물이다. 그것은 물질을 마음으로 전환함으로써 작동한다.
- 거의 모든 제국은 유혈사태 위에 세워졌고 압제와 전쟁으로 권력을 유지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오늘날의 문화 대부분은 제국의 유산을 기초로 하고 있다. 제국이 정의상 나쁜 것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가?
-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규범과 가치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 농업혁명이 미친 최초의 종교적 효과는 동식물을 영혼의 원탁에 앉은 동등한 존재에서 소유물로 끌어내린 것이다.
- 일신론은 질서를 설명하지만 악 앞에서 쩔쩔맨다, 이신론은 악을 설명하지만 질서 앞에서 당황한다. 이 수수깨끼를 해결하는 논린적 방법은 온 우주를 창조한 전능한 유일신이 있는데 그 신이 악한 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신앙을 가질 배짱이 있는 사람은 역사상 아무도 없었다.
- 자유주의, 공산주의, 민족주의, 국가사회주의 등은 스스로 종교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하며 이데올로기라고 칭한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용어 상의 문제일 뿐이다.
- 성공적인 문화란 그 숙주가 되는 인간의 희생이나 혜택과 무관하게 스스로의 밈(meme)을 증식 시키는데 뛰어난 문화다.
* 밈(meme) : 문화적 진화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문화적 정보 단위
- 과학혁명을 출범시킨 위대한 발견은 인류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모른다는 발견이었다.
- 부자의 지상 계율은 '투자하라!'이고, 나머지 사람들 모두의 계율은 '구매하라!'다.
- 40억 년 가까운 세월동안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자연선택의 법칙에 따라 진화했다. 목이 좀 더 긴 원시 기린은 더 많은 먹을거리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자신보다 목이 짧은 기린에 비해 더 많은 자손을 남겼다.
- 지난 40억 년이 자연선택의 기간이었다면, 이제 지적인 설계가 지배하는 우주적인 새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다.
-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워낙 분량이 많은 책이라,, 추려낸다고 추려냈지만 많아 보이네..)
내 주관적으로 생각한 <사피엔스>라는 책의 내용 전체를 관통하는 개념은
"우리가 선하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이 생각했던 것 만큼 마냥 선하지 않으며, 악하다고 여겨왔던 가치들이 마냥 나쁜 것은 아니다" 이다.
'농업혁명은 사기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의 피 위에 세워진 야만적인 제국의 문화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등등..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이건 무슨 미친소리 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내용도 있었다.
유발 하라리는 역사학 교수임에도 불구하고 과학적(특히 생물학적)인 사실들을 역사에 같이 버무려, 읽는 이들로 하여금 극도의(?) 흥미를 유발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유발 하라리 인가보다. (^^?.. 죄송..)
간만에 리뷰를 쓰려니 힘들군.. 내용도 좀 두서가 없는 듯..(시간날 때마다 퇴고할 예정입니다 ㅠ)
어쨌든 끝으로.. <사피엔스> 같이 기존 통념에 역주행하는 의견들이 많은 책은 항상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흥미롭고 재밌는 책이다. 한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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